"무화"

이상조목사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을 거예요.

지울 수 없는 그림

지워지지 않는 그림

찢울 수는 더 더욱 없는 그림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을 거예요.

그냥

가슴에 한 번 박아두고

보고 또 보고 그리고 또 보고

그러다가 그리우면

울고, 울고 또 울면 되니까요.

그러다 한 번 웃을 수 도 있겠지요.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을 거예요.

엄마의 얼굴이 일그러져있어요.

아빠의 얼굴이 희미져 가고요.

오빠는 뒤돌아 앉아있고

동생들은

얼굴을 찾을 수가 없어요.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을 거예요.

그냥

가슴에 묻어두고

썩고 썩고 썩어 흙이 되어도

그냥

가슴에 묻어 두고

그리우면 울고, 울고 또 울면 되니까요.

 

가운데

엄마, 아빠,

뒷 쪽에

오빠, 나, 그리고 동생.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가족 사진.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