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by 이상조

 

그저 길 게 늘어서 있는 것이다.

깡통이 꾸역 꾸역 기어 오니까

흩어졌던 양념들이 한 줄로 뻣뻣해진다.

깡통은 입을 찢어지도록 벌리고

한 입, 한 입 베어 먹으며 뱃속으로 채워 넣는다.

다 먹었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더 먹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그 무거운 입을 꾹 닫는다.

그리고 갈 수 있는 길을 미끄러지듯이 줄 곧 내달린다.

 

이 깡통은

매일 먹고 난 먹히며

깡통은 낡아져 가고 난 성장해 간다.

 

우린

언젠가는 같아 낡아져 가는

같은 처지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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