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하는 하루

. 이상조

 

어제 찾아왔던 햇살이

오늘도 창문의 커튼을 열었고

집 앞에 아픈 상처를 내 놓고

부채처럼 펼쳐있는 나무가 내 마음 같습니다.

 

긴 폭풍도 지나갔건만

아직도 상처를 가슴에 안고 서있는 나무처럼

지난 상처가 옆구리에 퍼진 대상포진처럼 쑤셔댑니다.

 

집 옆에 막혀있는 고속도로 방음벽 건너편에는

수 많은 차들이 어디론가 목적을 향하여 달려 갈 텐데,

오늘도 무엇을 해야 주인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

종일 고민하며 하루를 보낸 후에

이 종의 무능함을 용서해 달라고 마지막 기도의 제목이 되었습니다

 

어제도 그랬던 것처럼.

우리 집에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는

밤낮 누워 자는 것 같아도 주인에게 기쁨을 주는데

부족한 종은 매일 무엇인가 뛰어 다녀도 무능한 것은

지혜가 부족함인가 천성적으로 어리석은 자인가

내 자신도 나를 모르는 것이 더 고통스럽습니다.

 

긴 하루가 짧은 하루로 마감하는 것은

부족한 종에게 시간을 잡아 먹는 이빨이 달렸는지,

시간 속에 나의 하루를 냉수 마시듯 빨아 먹는

빨대가 달렸는지 모를 일입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살지 말아야 할 텐데

아쉬워하며 시간과 씨름할 때

오늘은 이겨야 할 텐데

중얼거리는 소리가

하루를 살아가는 기도가 되었습니다.

(scr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