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 이상조

 

오늘이라고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다만 오늘이 어제로 밀려가고

내일이 오늘로 미끄러져 오는 것뿐입니다.

 

나에게는

어제도 없고 내일도 없고

오늘 이 돌다리 하나만 무너지면

사라지는 오늘만 있습니다.

 

사라진 뒷모습을 어제라고 부르는데

그렇게 부르는 사람을 미워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어제가 흘러

한 해 한 해 여러 해가 떠내려가고

강산이 몇 바퀴를 돌더니

스치던 시간 속에 비비며 살던 바위에서 자갈까지 이끼가 끼고

그 이끼가 파르르 떨 때 마다

역사가 어쩌고 저쩌고 합니다.

 

내일이 떠 밀려와 오늘이 되고,

오늘이 점점 밀려가 내일로 멀어져 가는

! 그 아쉬움을 누가 알 수 있을까?

 

밀려오는 내일이 야속하고

떠내려 가는 하루가 너무 아쉽고

멀어져 가는 어제가 미워질 뿐입니다.

 

오늘은 후회하지 않으려고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입을 맞추며 사랑해 줘도

떠내려 가는 뒷모습이 서운한 것은

세월이라는 바람이 가슴속까지

문빗장 틈으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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