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주아. 이상조

 

 

별들이 눈꽃 속에서 떨어져 내려온다

바람이 불면 밀려 갔다가 돌아와

가슴속에 푹 들어와 주인처럼 앉는다

 

그리움이 무엇인지

수시로 찾아오고

잊을 만 하면 또 찾아온다

 

길가에 떨어져 외롭게 뒹굴고 있는

낙엽만 보아도

덕수궁 돌담 길을 돌아 그때 맡았던 분 냄새가 난다

 

세월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

지금 어느 세월인데 마음은 벌써

피카디리 극장 옆 청궁 다방 문을 열고 있다

 

센추럴 팍 입구에 마차들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 때

어둑어둑한 파고다 공원 벤치에서

사랑으로 얻어 먹었던 체리 향 립스틱이 입가에서 미끄럽다

 

밀어 낼수록 더 밀려오는 그리움을

논개처럼 차라리 안고 추억으로 죽을까

이럴 땐 초가을에 흐느끼는 빗물처럼 실컷 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