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주아. 이상조

 

고속도로

어딘가를 향하여 가고 있다

출발지도 목적지도 잃어 버리고

그저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다

집에선 아이들이 목이 터지도록 울어대고 있다

바람 보다도 빠르게

돈은 조롱하며 앞서 달려가고 있다

이젠 멈출 수도 없다

아니 멈추면 낙오될 것같아

그저 정신없이 가속기를 밟는다

몸도 마음도 깜부기처럼 타다가

빠른 바람에 멀리 흩어져 없어져 간다

아직도 가파른 산등성이에

없어졌을 법한 성냥갑 만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화장실 앞에선 사람들이 발을 동동 거리고 있다

많은 차들이

출구를 지날 때마다 나가는 차보다 들어오는 차가 많다

언제까지 지겨운 고속도로를 질주해야 할까?

개울 도랑에서 가재랑 피라미랑 잡아 막걸리 담았던 주전자에 집어 놓던

동무들이 지금도 기다려 주고 있을까?

지금 당장이라도 지겨운 고속도로를 벗어나고 싶다

울퉁불퉁한 시골길이나

재잘재잘 떠들어 대는 자갈길로 빠져나가고 싶다

그러나 아직도 지겨운 고속도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은 잠긴 집에서

아빠를 기다리다 잠이 들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