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빈곤층

. 이상조목사

 

풀 한 포기 없는 삭막한 전쟁터에

무참히 쓰러져 가는 패잔병들이 있다

 

꿈도 잃고 가정도 잃고 인격도 비참하게 터져

이미 썩어 냄새가 진동하는 핏덩어리가 굳어져 간다

 

죽어가는 인생 패잔병들이 창문도 아닌

한 뼘 구멍을 열고 뻐꿈뻐꿈 담배 연기만 내 뿜고 있다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인가

영등포 시장 골목 고시원 고시텔 옆으로 흘러가는

해장국 냄새가 서글프게 가슴속으로 파고들어 온다

 

나누면 나사로도 살 수 있는데

배가 불러 터져 비만으로 죽어가도

이름도 모르는 불쌍한 그 사람처럼 죽어 지옥에서 후회하고 앉아 있다

 

매정한 찬 바람이 마지막 겨울에

몸부림치며 찢어져 가는 나뭇가지를 잡고 울부짖고 있다

 

(2014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