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by 이상조목사

 

설거지를 시작했다.

손은 이미 주부 습진의 단계를 넘어 섰다.

쌓아 놓은 설거지는 가슴속 같다.

지은 죄가 많아서일까?

 

죄가 가슴 속에서 밤송이처럼 돌아다닌다.

목회에 대하여,

아내에 대하여,

넉넉하게 해주지 못한 아이들에 대해서도 아픔이지만

부족한 투성인 자신이 아프다.

 

설거지에 몸을 맡긴 그릇들이

서로 소리를 지르다가

얼굴을 빤히 처다 보며 엎어질

진통제를 먹은 기분이다.

 

때로는

설거지가 마음을 달래주는 기도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