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의 두려움

. 이상조

 

아침이 칠흑 같다

해야 할 일이 빌딩 숲처럼 쌓여 있다

무능함에 질식할 것 같다.

일 속에 파묻혀 죽는 것보다 내 자신의 무능함이 더 두렵다

 

새벽도 출근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에 떠 밀려가고

뻘겋게 충혈된 햇살이 칼날처럼 날카롭다.

 

예배당에 들어서도 아직 달구어 질 때가 아닌데

철판구이판처럼 뜨겁게 느껴진다.

 

무릎을 꿇었다.

주님!

나에게 하나의 소원을 들어 주신다면

한 순간을 살아도 해야 할 일을 하다가 부름에 따르겠으니

돈이 없이도 살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이루어 지면 좋겠다.

 

돈의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시커먼 아스팔트가 돈으로 질퍽거리고

한 발 한 발 건너뛰는 것이 기적으로 살고 있다.

 

하루살이의 두려움이

하루를 마감하기 위하여 돈 냄새 속을 달음질 치고 있다.

(scr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