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 이상조

 

지난 폭풍에

찢어진 나뭇가지 사이로

다람쥐 한 쌍이 사랑을 나누는 것 같습니다.

 

암놈은 올라가고

수놈은 잡으려 뒤 따라 올라가고

암놈이 잡혀주면

수놈이 뒤돌아 내려오고

암놈은 주춤하다가 휠끗 돌아보는 수놈을 따라내려 갑니다.

 

아파했던 나무 사이에

잔잔한 사랑이 작은 가지 사이로 흐르고

아픔도 조금씩 치료되고 있습니다.

 

내 가슴 속에

찢어진 상처 사이로

외로움이 밀려 옵니다.

 

놈들이 어질러놓은 마음을

외로움이 찾아와

가슴부터 머리까지 잿빛 마음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리 보아도, 저리 보아도

광야에 홀로 서 있는

외로운 방랑자입니다.

 

버스를 타고

맨하탄 타임스퀘어 광장에 놓아도

모래밭 사막 가운데서 혼자 놀고 있습니다.

 

집을 지키는 고양이라도

손잡고 나올 것을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외로움 속에 살아가는

이 하루가

끝이 보이지 않는 광야입니다.

 

찢어진 나뭇가지에 사랑의 기운이 트는데

내 가슴에 찢어진 상처는 그리움만 밟고 지나갈 뿐

여전히 광야를 떠돌고 있습니다.

 

오아시스를 찾을 때까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