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아침

. 이상조



해는 벌써 일어나 동천에 그렇게 떠 있는데

바람이 잠을 자니

나뭇가지도 잠을 잡니다.

 

맑은 하늘이 넓은 바다처럼 누워있고

한 조각 작은 솜털 구름이

푸른 바다에 미끄러져 갑니다.


이 아침

집 앞에 나란히 서있는 성조기 태극기도

수문장처럼 부동자세로 서 있습니다.

 

너무 조용한 이 아침이

평화인가요, 안식인가요,

숨소리까지도 미안한 아침입니다.


앞집 남자도 눈 위를 조용히 걸어 나오고

우리 집 귀염둥이 고양이도 조용희 창문 쪽으로 걸어가고

멀리 보이는 자동차도 조용히 달려갑니다.


조용한 이 시간이

거룩한 것은

오늘이 주일 아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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