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이상조목사

 

어느 날 식탁에 양파가 하얀 속살을 내놓고

비스듬히 누워 있는데

정겨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젓가락으로 집으려고 가까이 가니 살을 대기도 전에 빙긋이 웃는 것이었습니다.

나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정겨운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통성명을 하자고 했더니

전라북도 장수군 천천면 월곡리 박실부탁에서 태어났고

남너리 밭에서 박상기네 집에서 나오는 거름을 먹고 성장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은 내 고향이요, 박상기씨는 내 매형 되는 분이라고 했더니

눈물을 흘리며 반가워하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조상은 그곳에서 성장해서 장수 시장에 팔려

주로 장수 곱돌 집 만든 곱돌 위에서 돼지고기와 함께 많이 익혔었다고 했습니다.

나도 아마 장수읍내에 있던 정들집 식당에서 조상들을 만난 적이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이곳까지 이민을 왔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시장으로 팔려가는 줄 알고 1.5톤 트럭에 올라 탔는데

서울 가락시장으로 가더라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다시 전혀 다른 동류들과 함께 고급스런 호텔 같은 상자에 담겨

콘테이너 같은 곳에 실리는 것 같더니

태평양 바닷 바람이 솔솔 들어오고 갈매기 유행가가 들리더니

트럭 소리가 나고 영어가 들리더니 Costco라는 글자가 보이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내가 아내를 도와 costco에서 시장을 보았는데

그 때 내가 가장 눈에 띄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이 들었느냐 고 물었더니 나를 보는 순간 고향 생각이 확 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니까 나도 고향 흰덕골, 뒷골, 신작로, 댓골, 둥근산, 아그박골 등이 생각나서 

양파와 함께 한참 울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왜 우는지도 물어 보지 않고 저녁을 다 해치웠습니다.

식탁에 양파와 나만 서로 바라보고 고향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