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이상조

오전 7시16분
신호등이 빨간 불로 바뀐다.
재칵 재칵 재칵 . . .
 
2만 3천 9십 5번째,
2만 3천 9십 6번째,

2만 3천 9십 7번째,
그리고 . . .

철가방 보다 적은 것이 날개를 달았다.
사람들은 그 놈을 잡으려고 벌써 헐떡거린다.
애들도 들어왔다.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들어온다.
아줌마는 중독 상태다.
또 정신 없이 뛴다.
날개 단걸 제가 어떻게 잡아 컴퓨터는 비웃어대며
날고 또 날아간다.
아빠는 컴퓨터 날개를 다니라고 날을 샌다.

2만 9천 4백 7십 7번째
2만 9천 4백 7십 8번째 . . .

컴퓨터도 미쳐버릴 것 같다.
젊은애들은 이미 미쳐버렸다.
어젠 펜튬4가 나왔단다.

바뀌고, 바뀌고 또 바뀌어 간다.

뒷짐만 지고 다녔던
그 별들이
하수구에 떨어져 Password를 몰라
쥐처럼 살고 있다.
구멍구멍 누비고 다니는 바퀴벌레들이
DSL을 깔고 별처럼 날고 있다.

자고 나면 또 Upgrade 세상에 살고 있다.

대통령은 뒤집어진 민둥산을 바라보고
일어서 뛰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친다.
펜대는 종이를 떠나 지휘봉인양 흔들어 대고
능력 없는 목구멍은 지하철 계단에서 손바닥만 펴놓았다.

벌써
3만 2천 5백 7십 6번째,
3만 2천 5백 7십 7번째,
3만 2천 5백 7십 8번째 . . .

이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컴퓨터 자판 소리만 피곤하게 들린다.

3만 9천 6백 8십 8번째,
3만 9천 6백 8십 9번째 . . .
이젠 셈하는 사람도 허기져 쓰러지고
기계만 불이 날 지경이다.  

4만 8천 2백 9십 8번째
4만 8천 2백 9십 9번째 . . .

아직 오전 7시 19분
신호등은 이제 파란 불로 바뀐다.